[후쿠모리]누가 그를 재우지 않았나.
후쿠모리 2세 이야기에 임신튀와 알오버스를 살짝 끼얹었습니다. 임신튀와 알오버스는 진짜 개미 눈꼽만큼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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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이 나지 않는 회의를 거듭 할수록 회의실 안 공기는 무거워졌다. 모두가 조금씩 피곤한 내색을 표하자, 앞에 흩어져 있던 회의 자료를 모아 정리한 후쿠자와는 평소같이 곧은 목소리로 사원들에게 말했다.
“다들 지친 것 같으니 회의는 맘마 먹고 계속 하지.”
***
사원들이 칭하는 후쿠자와는 누구보다 성실하고 직원을 아끼는 사람이다. 평소 게으름조차 부리지 않고 탐정사를 위해 발 벗고 나서는 그가, 지금 사장실 안에서 쏟아지는 졸음을 참지 못한 채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보고할 서류를 모아 그의 앞에서 기다리던 쿠니키다는, 자신의 기척에도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 후쿠자와를 바라보다 결국 사장실을 나왔다.
“쿠니키다, 보고는?”
“너무 곤히 주무셔서 보고는 못 올렸다.”
사장님이 주무신다고? 놀란 표정으로 되물은 요사노의 한마디에 둘의 이야기를 엿듣던 사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요사노와 쿠니키다에게로 쏠렸다. 사장님이 사장실에서 주무셔요? 어머, 어제 뭐 하셨길래. 나오미... 그건 사장님의 사생활일 것 같은데. 왁자지껄 쏟아지는 사원들을 조용히 제지시킨 쿠니키다는, 모두를 데리고 잠시 우즈마키로 향했다.
“사장님... 이주 전에 갑자기 외출하시고 온 뒤로 이상하시지 않아요?”
먼저 말문을 튼 것은 나오미였다. 여자의 직감은 무시하지 못할 것 중 하나이니 만큼, 사원들은 나오미의 말에 관심을 가졌다. 확실히 사장님이 이것저것 신경 쓰실 일이 많아졌다고 했던 것도 그때쯤이었지... 갑자기 이사를 했다고 하시질 않나. 그런데 이사하시고 어느 동네인지는 언급도 없으시고. 저번에는 갑자기 급하게 일찍 퇴근하시기도하고요. 줄줄이 나오는 말들을 가만히 듣고 있던 에도가와는 입에 물고 있던 페인트 사탕을 빼고 점점 고조되는 사람들을 진정 시켰다.
“걱정할만한 일은 아닌 거 다 알면서 뭘 그렇게 알고 싶어 해.”
“당연하죠. 사장님께서 지내시는 곳 란포씨도 모르신다면서요? 이건 분명... 사장님께서 드디어 연인이라도 생기신 게 분명해요.”
“연인보단 애가 생기신 거 같던데 말이지.”
“구세대처럼 왜 그러세요, 쿠니키다씨. 애인에게 맘마정도는 애교로 쓸 수 있다고요!”
"나...나오미.“
듣고 있다 보니 일리 있는 말이었다. 란포는 다시 페인트 사탕을 입에 물고 ‘굳이 보고 싶지 않아서 안 찾아간 거지 모르는 건 아닌데...’라고 중얼거렸지만, 입에 문 사탕 때문에 발음이 뭉개졌다. 갑자기 연애 이야기로 빠진 것이 나름 즐거운 것인지 이리저리 추측해보던 사원들은, ‘그런데 그러면 왜 사장님은 그걸 숨기시는 거죠?’라고 순수한 질문을 던지는 켄지를 돌아보았다.
확실히, 후쿠자와와 연애사는 거리가 먼 단어이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굳이 숨길 이유 또한 없었다. 쿠니키다는 얼마 전, 후쿠자와가 ‘사장님 오늘 기분 좋아 보이세요.’라고 말하던 나카지마에게 평소보다 냉정하게 대했던 것을 기억했다. 나카지마는 ‘제가 잘 못 짚었나봐요.’라고 말하며 머쓱해 했지만, 분명 후쿠자와는 뭔가 들떠 있었다. 올라가는 입꼬리를 최대한 내리며 평소보다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풍겨오는 분위기는 분명...
“자자, 이제 여기까지 하고 올라가는 게 어떻겠나?”
언제부터 있던 것인지 농땡이를 부리다가 온 다자이가, 사원들의 뒤에서 모두를 조용히 시켰다. 드디어 끝났다는 듯이 사탕을 깨물어 먹던 에도가와는 막대를 봉지에 잘 싸두고는 ‘그래, 이제 사장도 일어났을 거라고.’라며 다자이를 거들었다. 사원들은 꽤나 재미있었던 이야기가 끝나 아쉬우면서도, 차라리 이렇게 된 거 사장님께 직접 물어보는 것은 어떤지 물으며 다자이에게 무언가 알고 있지 않은지 물었다.
“나야... 자네들보다 많이 알고 있긴 하지만. 생각보다 별거 아닌 일이라네.”
어깨를 으쓱이며 먼저 우즈마키를 나선 다자이는, 뒤에서 자신을 따라오며 ‘분명 교제 중이신 거라니까요.’라고 대화를 하는 사람들의 말에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사원들이 돌아왔을 때, 후쿠자와는 잠을 떨쳐내려는 것인지 평소 입에 대지 않던 자양강장제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사원들은 무거운 눈꺼풀을 어찌할 바를 몰라 눈을 깜빡이는 그에게 ‘사장님, 몸도 안 좋으신 것 같은데 좀 쉬세요.’라고 걱정 어린 한마디를 보냈다.
“아... 딱히 어디가 아픈 것은 아니니 걱정 마라. 이틀 밤 내내 자게 내버려두지를 않아 좀 피곤 한 것 뿐이니까.”
어머, 어머 어머. 사원들을 속으로 외치며 그의 한마디에 서로 시선을 마주했다. 후쿠자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한 것인지 인식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쿠니키다와 함께 사장실로 들어갔다. 사원들은 그가 들어가자마자 분명 무언가 있다며 들뜬 목소리로 말하고는 서로 알고 싶어 안달이 난 표정이 되었다.
“음... 사생활 침해가 아닌 선까지 가려면 어디까지만 해야 하지?”
“그건 이미 넘지 않았나요.”
“일단 댁이 어디인지부터 알아야 할 것 같은데.”
이즈미는 품에서 꺼낸 GPS 칩을 보이며 ‘이거... 쓸만 할 것 같던데. 훈련용이긴 하지만.’이라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사원들은 일제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마치 큰 작전이라도 세우듯이 서로 의견을 나누기 시작했다. 사원들이 모두 힘을 합친 이상 분명 걷잡기에는 이미 늦은 듯 했다.
“나는 경고 했다-. 조금만 있으면 금방 들킬거라고-.”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모르게 중얼거린 에도가와는 감자칩을 뜯어 그대로 입에 털어 넣었다. 아까까지 그들을 말리던 다자이도, 조금은 즐거운 표정이 되어 사원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
방문은 너무 늦지 않은 시간으로 잡았다. 확실히 오늘 따라 사원들을 일찍 퇴근 시킨 후쿠자와는 곧장 한 곳을 향하고 있었다. 나카지마는 빨간 점이 한곳으로 들어가 나오지 않는 것을 바라보며 ‘여기다.’라고 중얼거렸다.
“진짜 가려고?”
“음... 깜짝 집들이라고 하면 되지 않을까요.”
“퍽이나 그런 게 먹히겠군.”
옆에서 불안한 듯이 다리를 떨던 쿠니키다는 일제히 사장님께 가자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일단은 진정하라는 말을 했다. 그래, 물론 궁금하긴 하지만. 입술을 잘근거리며 갈등하는 쿠니키다에게, 다자이는 ‘쿠니키다 군. 다 같이 사장님 새 집 구경 가야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의 한마디로 인해 쿠니키다는 쉽게 넘어왔다. 천천히,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하던 사원들은 꽤나 들뜬 모습이었다. 뭔가를 숨기는 자신이 고용주를 파헤치러 간다니 이 또한 즐거운 일이 어디 있겠다.
“란포씨, 란포씨도 궁금하세요?”
“아니, 혹시나 싶은 상황 때문에 따라온 거야-.”
막과자를 하나씩 입에 담으며 대답한 란포는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였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도시와 거리가 떨어진 외곽, 여유로운 주택가 동네였다. 타니자키는 주변을 둘러보며 ‘전에 사시던 곳도 사람이 많이 없는 곳인데 여기는 더 없네요.’라고 중얼거리고는 주소를 찾아 천천히 걸어 나갔다. 그리고 그들의 발걸음은 골목 가장 안쪽에 있는 저택이라고 부를 만한 일본식 가옥 앞에 멈추었다. 평소 그의 소비를 생각하면 꽤나 호화스러운 곳에 속했다. 사원들은 긴장한 듯한 표정으로 현관 앞에서 벨을 조심스럽게 눌렀다. 그리고 벨과 함께 시작된 아이의 울음소리는 정원을 가로질러 사원들의 귀에도 들릴 정도였다.
“...여기 맞나요?”
아기 울음소리가 점점 가까워지자 불안해진 나카지마가 사원들에게 물었다. 하지만 사원들은 대답하지 못한 채, 우는 아기에 대한 걱정을 하며 어서 현관문이 열려 안에 있던 당사자에게 사과를 건네고 싶었다. 조금은 신경질 적으로 열린 현관으로 나온 남자는 후쿠자와가 아니었다. 마치 죽다 살아난 표정인 남자는 포트마피아의 모리 오가이, 사원들은 그를 보자마자 한발자국 물러나며 가만히 그를 응시했다.
“하아... 잠시 낮잠을 재웠는데. 그 사이에 후쿠자와 공의 손님이 오셨군요. 그 망할 영감... 일단 들어오시죠.”
모리가 품에 안은 아이는 점점 울음을 그쳐 가는지 훌쩍이기만 할 뿐이었다. 하지만 방 안에서는 아직도 울음소리가 들려 사원들은 환청이라도 듣고 있는 것인지 서로 시선을 마주하며 고개를 기웃거렸다.
“저희 쌍둥이가 잠에 약해서 말입니다. 혹시 아기 안아본 적 있으신 분? 제발 후쿠자와 공 보다는 쓸모 있다는 것을 보여주세요.”
모리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품에 있던 아기를 그대로 나카지마의 품에 안기고는 아이가 우는 방 안으로 향했다. 방 안에서는 ‘그러게 사람이 올거였으면 미리 말을 하지 그러셨습니까.’라던가, ‘내가 부른 것이 아니다만.’이라던가, ‘영감탱.’같은 말들이 오가는 것이 간간히 들렸다. 나카지마 다시 눈물을 글썽거리며 울 듯한 아기를 능숙하게 다루며 토닥였다.
“우리...뭔가 잘못 찾아온 것 같지 않나요...?”
“그러게 뭐랬어.”
다 알고 있었다는 듯이 말한 에도가와는 자신을 보고 웃는 아기의 머리를 살살 매만져주며 사원들을 돌아보았다. ‘어차피 다 알게 되었을 거였다고.’ 어깨를 으쓱이며 말한 에도가와는 피곤한 얼굴로 걸어 나오는 후쿠자와를 돌아보며 ‘사장-. 난 말렸다?’라고 말했다. 후쿠자와는 반쯤 졸린 눈으로 나카지마에게 안겨있는 아이를 안아들고 모리가 들어간 방에 아이를 눕혀놓고 나왔다. 이제 그를 안 재운 것이 누구 인지 알아버린 사원들은 ‘사장님...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며 그가 안내하는 응접실로 죄를 지은 마냥 따라갔다.
“내가 먼저 말했어야 했다. 모두에게 숨겨서 미안하군.”
“그런데 사장님... 마피아 보스인 분과 아기는...”
“나와 모리 선생의 아이다. 모리 선생은 다시 만나게 된 연인이고 말이지.”
갑자기 건너 뛴 설명에 언어를 잃은 사원들은 일제히 후쿠자와를 바라보았다. 후쿠자와는 뭐라고 설명해야할지 고민하는 표정으로 그들의 시선을 피할 뿐이었다.
“사장이 전부 잘못한 거 아니야. 마피아 보스 쪽에서 먼저 도망갔으니까.”
앞에 놓인 과자를 먹으며 말한 에도가와는 사원들을 향해 말하며 바구니에 담겨져있던 과자들을 전부 자신의 그릇에 쏟아 담았다.
물론 후쿠자와 자신도 잘못한 것이 많았다. 하지만 모리가 하루 아침에 없어져 버릴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에, 한동안은 그에 대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쓰며 하루하루를 살아갔다. 그러다가 그를 마주한 것은, 불과 얼마 전, 2인용 유모차를 끌고 와있는 모리를 발견한 후쿠자와는 그의 몰골이 말이 아닌 것을 바라보며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후쿠자와공. 당신과 내 아이입니다.”
“...이제 와서 그게 무슨 말이지?”
“임신 했었다는 말입니다.”
물론 알파인 후쿠자와가 러트일 때, 오메가인 모리가 히트사이클일 때 만난 횟수는 굳이 꼽지 않아도 많았다. 그런데 일 년이 다 지나간 그 때, 한 번의 실수로 그가 이렇게 사라졌다가 돌아왔다니. 후쿠자와는 이성적인 판단이 흐려지지 않도록 노력하며 그를 집으로 들였다. 자신의 몸을 가누기도 힘들어 보이는 모리 대신에 유모차를 끈 후쿠자와는 유모차에서 곤히 자는 아기들을 바라보며 조금 앞서 나가는 모리를 힐끔였다. 아직 윤곽이 제대로 잡혀있지 않지만 분명 그의 모습도, 자신의 모습도 보이는 얼굴이었다. 집에서 가장 푹신한 이불을 깐 후쿠자와는 능숙히 아기들을 눕히는 모리를 바라보며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였다.
“약 여섯 달가량 됐습니다. 쌍둥이다 보니 일찍 낳아서요.”
“왜 찾아오지 않았지.”
“귀찮다고 여겨지는 건 질색이니까요.”
아무렇지 않게 대답한 모리는 그가 건넨 차를 홀짝거리며 ‘우리가 나이도 있는데 더 깊어지지 않은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거 아니었습니까.’라고 중얼거렸다. 후쿠자와는 현관부터 물어보고 싶었던 질문을 그에게 던지며 비어가는 그의 찻잔에 다시 차를 따라 건넸다. 아이들의 이름, 누가 돌보아 주었는지, 왜이리 피곤해 보이는지 등등. 모리는 하나하나 허투루 대답하지 않고 그에게 말해주었다. 자신도 임신을 알았을 때는 이미 늦은 뒤였고, 당신을 찾아가기에는 이미 우리 관계도 늦은 뒤였다는 것을 말하던 모리는 가만히 미소를 띤 채 후쿠자와를 바라보았다.
“뭐, 알았다면 당신이 순순하게 보내주지 않았을 거라는 것도 압니다. 그래서 제가 온 이유는...”
모리는 잠시 뜸을 들였다. 후쿠자와는 무엇이라도 해 줄 수 있다는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어서 모리가 말했으면 싶은지 입술을 잘근거렸다.
“쌍둥이라 육아가 두 배로 힘들어서요. 후쿠자와 공도 도우시죠.”
“알겠다. 그럼 자네도 같이 살지.”
“...좋습니다.”
그렇게 체결된 둘의 상황은, 참으로 미묘하기 그지없었다. 물론 다시 사귀는 것이라 말하긴 하였지만, 둘은 이미 아이까지 가진 상황이 아니던가. 하지만 후쿠자와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쌍둥이들을 돌보는데 힘을 쓰고 결국 지금처럼 수면 부족의 상황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사원들은 가만히 후쿠자와가 설명하던 상황을 듣고 있다가 아직도 받아드리기 어려운지 잠시 말이 없었다. 그러다 결국 입을 연 것은 미야자와였다.
“그럼... 사장님은 그 전에도 마피아 보스 분을 사랑하고 계셨던 거죠?”
“...그렇다.”
미야자와가 아니면 할 수 없었을 질문에 잠시 숨을 멈춘 사원들은 후쿠자와의 입에서 나온 대답에 안도의 숨을 내뱉으며 이것저것 질문하기 시작했다.
“결혼식은 언제 하실 겁니까?”
“집들이는요?”
“저도 사츠키와 카츠키 보고 싶습니다.”
이곳저곳에서 튀어나오는 질문과 요구에 머리를 짚은 후쿠자와는 ‘...애기 아빠가 허락하면 생각해보지.’라고 말하고는 대답을 얼버무렸다.
“후쿠자와 공, 당사자 없는 고백은 그렇다 치고 왜 그런 결정권까지 저에게 넘기는 겁니까?”
“...아니면 네가 불쾌해 할 것 같다 그랬다만. 사원들에게 아기들을 보여줘도 되겠나?”
“제가 언제 불쾌해 했다고... 다들 손부터 씻고 오라고 말해주시죠.”
후쿠자와의 말에 기분이 좋아진 모리는 사원들을 둘러보며 손을 씻으면 가장 안 쪽 방으로 오라고 이야기했다. 물론 사원들은 아기가 다시 깨기라도 할까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마치 초등학생이라도 된 마냥 줄을 서서 손을 닦았고, 에도가와는 그런 사원들을 보는 후쿠자와에게 ‘어차피 알게 될 거라고 했잖아.’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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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츠키 여기 보세요-.”
“아부부부.”
쿠니키다와 나카지마는 심심해 보이는 아기의 주위를 끌기 위해 이리저리 딸랑이를 흔들어대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후쿠자와는 이것을 더 좋아한다며 다른 딸랑이를 그들에게 건네주었다. 이즈미는 가만히 아이를 바라보며 조금씩 나기 시작한 은발을 살살 쓰다듬어 넘겨주었다.
“요새는 잠은 잘 주무세요?”
“새 집에 잘 적응해서 이제는 잘 잔다. 처음에는 고생이 많았지...”
가만히 몇 주 전을 회상해 보던 후쿠자와는 까르르 웃는 사츠키를 보며 희미하게 미소를 띠었다. 낯가림이 심하지 않아서인지 사츠키는 우는 일 없이 사원들과 잘 어울렸다. 다른 사람 손을 타면 운다고 했던 것은 마피아 한정이었나. 후쿠자와는 한탄하던 모리의 말을가만히 생각하던 하며 그들이 아기를 놀아주는 것을 가만히 응시했다.
“어, 그런데 카츠키는요?”
“오가이와 함께 포트 마피아에 있다.”
후쿠자와의 대답에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거린 나카지마는 다시금 사츠키의 앞에서 딸랑이를 흔들었다. 그쪽도 지금쯤 난리가 났겠지, 라고 생각하던 후쿠자와는 시간을 확인하며 아기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사원들에게 한마디 했다.
“맘마 먹을 시간이니 다들 다녀오도록 해라.”
사원들은 차마 웃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숨을 참고 고개만을 끄덕거렸고, 역시 후쿠자와는 자신이 내뱉은 말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듯싶었다. 뒤에서 과자를 먹던 에도가와는 그런 후쿠자와를 바라보며 조심 좀 시켜야겠다는 말을 중얼거릴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