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츄]Before Wedding

문스독/츄야른 2017. 7. 7. 15:39

“아무리 생각해도 아직 안 믿기는데...”

눈을 감고 반짝이를 떨어뜨리듯 화장을 받던 츄야는, 옆자리에 앉아 여유롭게 차를 마시는 코요를 향해 말했다. 코요는 그런 츄야의 말에 ‘츄야, 말하면 화장이 흔들리잖니. 그리고... 그렇게 떨더니 당일에는 생각보다 덤덤하구나?’라고 말하며 잡지를 한 장 넘겼다. 츄야는 그녀의 말에 갑자기 부끄러워 진 것인지, 아무런 말없이 화장을 받으며 입술을 우물거렸다.

“그건... 아니 나는 뭐... 결혼 하자고 했긴 한데... 진짜 하는지도 몰랐고... 아, 몰라요.”

츄야가 얼버무리듯 말하자 코요는 재미있다는 듯이 작게 웃었다. 흰 피부에 하나하나 얹어지는 화장은 깜빡이는 속눈썹을 마지막으로 그녀를 놓아주었다. 코요는 그런 츄야를 바라보며 연신 곱다며 칭찬했다. 예쁘게 한쪽으로 땋아진 머리는 꽃으로 장식되어져 그녀를 한층 더 돋보이게 만들었다. 츄야는 어색한지 연신 자연스럽게 빠져나온 앞머리를 만지작거리며 ‘예뻐요?’라고 물었다. 코요는 그런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거리며 ‘그럼, 오늘 주인공 아니니.’라고 말하고는 웨딩드레스가 기다리는 대기실로 향했다.

“드레스는 저번에 그 드레스니?”

츄야는 코요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다자이와 코요, 앨리스까지 불러 고른 드레스는 그녀의 것이라 해도 믿길 정도로 잘 어울렸다. 만장일치로 고른 드레스이니 만큼, 프랜시스에게 보여주면 놀라려나라고 생각한 츄야는 그녀의 도움으로 드레스를 갈아입은 뒤, 머리에 베일을 얹었다.

“신발은 혼자 신을 수 있어요. 그럼 신부 대기실에서 봬요. 고마워요 언니.”

베시시 웃으며 말한 츄야는 자신을 보며 웃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코요는 그런 츄야의 모습에 ‘네가 이렇게 커서 결혼까지 하다니... 세월이 너무 빠른 거 아닐까 싶단다.’라고 말하고는 그녀를 조심스레 끌어안아주었다. 츄야는 그녀의 품에 안겨들며 웃고는 ‘언니가 아니었으면 아무것도 못했을 걸요.’라고 말한 뒤, 나가는 그녀에게 연신 손을 흔들어보였다. 츄야는 그녀가 나가자, 그녀가 웨딩드레스에 신을 신발을 찾아 방 안을 뒤졌다.

“분명 짐을 옮길 때 가지고 왔던 기억이 나는데...”

츄야는 그녀가 신고 왔던 스니커즈를 구겨 신고는 이리저리 방을 돌아다녔다. 그녀가 구두를 찾느라 정신이 없을 때, 누군가 방문을 노크했다. 츄야는 ‘누구세요.’라고 말하며 아무런 의심 없이 문을 열어젖혔다.

“츄야, 신발이 여기 있기에... 가져왔는데...”

츄야는 자신이 찾던 신발 상자를 들고 서 있는 프랜시스를 올려다보며 ‘나 그거 찾고 있었는데!’라고 말하며 그에게서 신발상자를 받아내려는 듯 손을 뻗었다. 그런 프랜시스는 웨딩드레스 차림의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겠는지, 그대로 굳어 그녀를 빤히 바라보고만 있었다.

“프랜시스. 왜 그래요. 나 갈아 신어야하니까 이리 달라니까?”

그녀는 다시 그에게 말하며 신발상자를 달라는 듯 손짓하였다. 프랜시스는 그제야 정신이 들었는지, ‘아, 그렇지.’라고 말하며 그녀에게 신발 상자를 건넸다. 츄야는 ‘고마워요. 이따가 봐요.’라고 인사하며 그대로 문을 닫으려 했다. 그러나 프랜시스는 ‘잠시만.’이라고 하며 그녀가 닫는 문사이로 구둣발을 넣어 열었다.

“왜요. 언니가 원래 결혼식 전에 보여주는 거 아니라고 하던데...”

츄야는 부끄럽다는 듯이 웅얼거리며 방 안으로 들어온 그를 돌아보았다. 프랜시스는 문을 닫고 다시 그녀를 바라보며 ‘누가 이렇게 예쁜 걸로 고르랬어.’라고 말하며 그녀가 앉은 소파 앞에 섰다. 츄야는 그런 그를 올려다보며 생긋 웃고는 여유롭게 다리를 꼬아보였다.

“오늘 좀 예쁘긴 하죠? 나도 알아.”

프랜시스는 츄야의 말에 피식 웃고는 그녀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리고 그녀가 가져간 상자를 열어 하얀색 구두를 꺼내고는 ‘이 구두를 웨딩슈즈로 쓸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라고 말하며 그녀의 한쪽 발을 한손으로 잡았다. 그리고 장난스럽게 발을 간질이던 그는 연신 꼼질대며 웃는 츄야를 바라보며 발에 구두를 신겨주었다.

“아하하, 그야... 당신이 프러포즈 할 때 썼던 구두잖아? 제일 마음에 든다고.”

츄야의 말에 신발의 스트랩을 매주던 프랜시스는 웃으며 구두 위로 드러난 그녀의 발등에 가볍게 입 맞췄다. 그리고 다른 쪽도 마저 신겨준 그는, 그녀를 올려다보며 ‘한 숨도 못 잤는데. 츄야를 보니 잠이 확 깨는군. 그 정도로 예뻐서 그런가.’라고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츄야는 그에게 손을 내밀며 ‘누구 아내인데 안 예쁘겠어. 그렇지?’라고 말하며 그가 당겨 일으키자, 가뿐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게 말이야... 어쩌다가 내가 이렇게 예쁜 사람과 결혼하게 됐는지...”

‘놀랍단 말이지.’라고 말하며 웃은 그는 그녀의 허리에 자연스럽게 팔을 감아 안았다. 츄야는 검은 색 연미복을 단정히 갖춰 입은 그의 허리를 마주 안으며 웃고는 그를 올려다보며 ‘이제 진짜 하네. 엄청 떨린다.’라고 말했다. 그녀의 해맑은 웃음에 ‘그러게, 진짜 해버리네?’라고 대답한 그는 흐트러진 그녀의 앞머리를 살살 만져주며 가지런한 정수리 부근에 입 맞춰 주었다.

“아, 너무 예뻐서 혼났군. 그나저나... 드레스는 오자키씨와 고른 건가? 안목이 탁월하셔.”

프랜시스의 물음에 ‘다자이자식이랑 앨리스아가씨도 같이 골랐어. 셋이서 고르는데 셋 다 좋다고 한 건 이게 처음이어서.’라고 말하며 자신의 허벅지를 덮는 프릴을 탁탁 털어보였다. 그리고 뒤로 하늘하늘하게 이어지는 레이스를 보여주듯 뒤로 돌자, 프랜시스는 그런 그녀를 뒤에서 안아오며 손에 부케를 쥐어주었다.

“당연히 아름답지, 오늘의 주인공이니까. 안 그래, 아가씨?”

츄야는 그런 그의 말에 그대로 뒤를 돌아 ‘당신도 주인공이잖아. 우리 결혼식이니까.’라고 대꾸했다. 프랜시스는 그런 그녀의 말에 잠시 그녀를 내려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그래, 우리 결혼식이지. 츄야와 나의 결혼식.”

그녀는 그런 그의 말에 행복하다는 듯 웃으며 부케로 입가를 가렸다. 프랜시스를 그런 그녀의 흘러내린 머리를 귀 뒤로 넘겨주며 미소를 띤 채로 마치 보물을 다루듯 그녀를 쓰다듬었다.

“프랜시스, 나 들어가기 전이니까...그냥... 가볍게 해주면 안 돼?”

츄야는 그런 그를 빤히 바라보다 얼굴을 살짝 붉히며 물었다. 그녀의 물음에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뭐를?’이라 묻던 그는, 분홍빛의 립글로스를 바른 입술을 가만히 모으고 눈을 감는 그녀를 보며 재미있다는 듯 소리 내어 웃었다. 그가 웃자, 당황한 츄야는 ‘왜 웃어!’라고 소리치며 자신의 행동이 부끄러웠는지 입술을 웅얼거렸다.

“진짜... 츄야도 은근 선수라 생각해.”

그렇게 말한 프랜시스는 그런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입 맞췄다 떨어졌다. 츄야는 그런 그의 행동에 입가를 빠르게 가려오고는 ‘그냥 해주면 될 걸 진짜...’라고 중얼거리며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그의 눈을 피했다.

“너무 예뻐서, 그럴 수가 있어야지.”

그는 츄야의 중얼거림에 그녀를 품에 안은 채로 토닥였다. 츄야는 그런 그를 바라보며 ‘사람 당황스럽게...’라고 연신 중얼거리고는 그가 듣지 못하게 하려는 심산이었는지, 아주 작은 목소리로 ‘사랑해.’라고 속삭였다. 프랜시스는 작게 말했는데도 그녀의 말을 똑똑히 들었는지 ‘나도 사랑해, 츄야.’라고 대답하고는 그녀의 붉어진 얼굴을 빤히 응시했다. 둘은 그렇게 밖에서 누군가가 부를 때까지, 서로를 안은 채로 믿기지 않는 결혼식을 기다렸다.

posted by 송화우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