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츄]아침

문스독/다자츄 2017. 7. 6. 21:13

막 아침 해가 산 너머에서 올라오던 참이었다. 자연스럽게 눈이 떠진 츄야는 부스스한 머리를 쓸어 넘기며 아직 세상모르게 자고 있는 아이와 다자이를 내려다보았다.

“언제 또 들어왔데...”

서로 같은 모습으로 자고 있는 두 부녀의 모습에 피식 웃은 츄야는 그대로 머리를 묶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평소보다 빠르게 눈이 떠진 것인지 아스라이 느껴지는 햇빛에 츄야는 거실 커튼을 열어 젖혔다. 그리고 자신은 주방으로 향하며 ‘당번제도 좀 힘드네...’라고 중얼거리고는 벽에 걸린 앞치마를 입고 냉장고를 뒤지기 시작했다. 잠시 꺼내놓은 재료를 보며 생각하던 츄야는, 일단은 냄비에 물을 받았다. 그리고 약한 불에 물을 끓이기 시작하고 재워둔 연어를 호일에 하나하나 싸놓고는 오븐용 트레이에 올려 오븐에 넣었다.

“아, 밥.”

갑자기 문득 든 생각에 양상추를 씻다말고 밥솥으로 향한 그는 밥통을 열어 밥이 있는지 확인했다. 다행히도 누군가 해둔 것인지 고슬고슬하게 지어져 있는 쌀밥은 김을 내며 단내를 풍겼다. 밥을 몇 번 뒤적여보던 츄야는 마음에 들었는지 다시 양상추를 씻어 먹기 좋은 크기로 잘랐다. 그리고 조금씩 끓기 시작하는 물에 미역을 넣고는 된장을 꺼내 풀어 넣으며 된장국을 만들고, 지글거리기 시작하는 연어를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된장국에 넣을 파를 썰기 위하여 도마를 꺼낼 때, 그의 뒤편에서는 인기척이 났다.

“아유, 일어났으면 씻고 와. 파파도 깨우고.”

츄야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로 말하며 칼을 꺼내 파를 썰기 시작했다. 그러나 뒤에서 나던 인기척은 점점 츄야에게로 다가와 파를 썰고 있는 츄야의 허리를 껴안아왔다.

“아유가 아니어서 미안하네. 그래도 파파이니 괜찮지?”

귓가에 속삭이며 츄야의 어깨에 턱을 괸 다자이가 아직 잠에 덜 깬 목소리로 말했다. 츄야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나 칼 들고 있는데 이게 무슨 짓이냐...’라고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하고는 전부 썬 파를 된장국에 넣었다.

“야, 방해되니까 어서 비켜. 그리고 아유 깨워. 밥먹어야해.”

츄야가 자신이 든 칼을 흔들거리며 말하자 다자이는 두 손을 든 채로 슬금슬금 뒤로 물러났다. ‘츄야 아무리 잘 다룬다지만 그렇게 흔들면 무섭다네.’ 일부러 과장되게 말하던 다자이는 혀를 차며 칼을 싱크대로 넣는 츄야를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그리고는 다시 그의 곁으로 다가와 빠르게 뺨에 입을 맞추고는 ‘깜빡한 모닝 츄- 라네. 그리고 츄야, 좋은 아침이지?’라고 말하며 얼굴이 순식간에 새빨개진 그를 피해 아이가 잠들어 있는 방으로 향했다.

“...진짜! 저게 죽을라고...”

부끄러운지 그가 입 맞춘 뺨을 닦아낸 츄야는 조금 거칠게 밥을 퍼내어 담았다. 그리고 다 되었다는 듯 소리를 내는 오븐에서 연어를 꺼내어 접시에 담고는, 하나하나 식탁에 차려두며 아침을 준비했다. 그 사이, 다자이는 비몽사몽한 아이를 깨워 욕실로 가서는 잠을 깨라는 듯이 대충 세수라도 시킨 뒤 아이를 데리고 나왔다.

“아빠...좋은 아침...”

세수를 했음에도 눈을 게슴츠레 뜨고 있는 아이가 눈을 비비며 츄야에게 말했다. 츄야는 그런 아이를 보며 ‘오냐. 좋은 아침, 아유.’라고 말하고는 아이를 번쩍 들어 부드러운 뺨에 입 맞췄다.

“아... 내가 먼저였는데 선수를 빼앗겼군.”

능청스럽게 말하던 다자이는 아쉽다는 듯이 둘을 바라보았다. 그런 다자이의 말에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 웃은 츄야는 ‘넌 아까 했으니까 없어.’라고 말하며 아이를 자리에 앉혔다. 다자이는 그의 말에 불만이라는 듯 투덜대고는 ‘내가 한 거지 받지는 못했지 않나.’라고 말하며 투덜거렸다.

“조용히 하고 밥 먹어. 아유, 야채도 먹어야해. 자 드레싱.”

츄야는 어설프게 젓가락을 쥐고 있는 아이의 샐러드에 드레싱을 뿌렸다. 그리고 아이가 먹기 좋게 연어의 살을 발라내 주며 하얀 쌀밥 위에 얹어주었다. ‘아빠, 나 이제 젓가락 쓸 수 있는데...’라며 그를 보던 아이는 그래도 그가 올려둔 연어를 입에 넣으며 베시시 웃었다.

“츄야, 자네도 어서 먹게나. 아유도 이제 혼자 할 수 있다는데 말이야.”

‘자네는 아유가 이렇게 큰 것도 안 보이나?’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던 다자이는 베시시 웃으며 젓가락으로 밥을 떠먹는 아이를 그에게 보여주듯 말했다. 츄야는 그런 그의 말에 피식 웃으며 ‘그래도 애야. 아직은 좀 도와줘도 돼.’라고 대꾸하며 자신의 된장국을 홀짝거렸다. 그렇게 식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이었다. 남은 밥을 먹으며 아유의 그릇에 남은 양파를 그녀의 입에 넣어주던 츄야는 아이의 칭얼거림에 ‘리히토가 일어났네.’라고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할 테니 밥 먹게나. 나는 다 먹었으니까.”

그런 츄야를 보며 다시 앉힌 다자이는 여유롭게 웃으며 자신이 방으로 들어갔다. 아유는 작은 입을 연신 오물거리며 ‘리히토가 일어났어?’라고 그에게 물었다. 츄야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그녀의 입가에 묻은 소스를 닦아주었다.

“옳지. 배고파서 일어났나본데... 리히토도 같이 밥 먹어야 하는데 안 깨워서 화났지 않나.”

다자이는 눈물이 가득 고인 리히토를 안고 나오며 말했다. 츄야는 그런 그의 말에 기다리라며 미리 준비해둔 이유식을 꺼내 먹기 좋게 데우고는 다자이에게 건넸다. 아이는 잔뜩 성이 난 것인지 칭얼거리며 아기용 의자에 앉아 거세게 들썩였다.

“아빠, 리히토가 많이 화났나봐...”

아유는 그런 아이의 모습에 츄야의 소매를 당기며 말했다. 츄야는 그런 아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는 ‘밥 먹으면 돼. 배고파서 그런 거야.’라고 말하고는 다자이가 주는 것을 의심하듯 바라보는 리히토를 보며 웃었다. 다자이는 아이의 시선을 끌듯 숟가락을 이리저리 움직였다. 그러다가 아이가 쌀의 단 냄새에 입을 벌리자 그대로 작은 숟가락을 넣어주며 받아먹게 했다.

“잘 먹네, 리히토.”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한 츄야는 다 먹은 밥그릇을 보이는 아유의 머리도 쓰다듬으며 웃었다. 아유는 그런 츄야의 쓰다듬에 웃으며 ‘오늘은 유치원 안 가고 츄야 아빠랑 있을래-.’라고 천진난만하게 말했다.

“아유, 그래도 유치원은 가야지. 파파가 데려다 줄 테니까.”

‘싫어.’ 그녀를 달래듯 말하는 다자이의 말에 아유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리고 츄야의 팔에 매달린 그녀는 조르듯이 칭얼거리며 ‘아유는 아빠랑 있고 싶어...’라고 웅얼거렸다. 츄야는 난감하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보며 ‘아유, 너 저번에도 그랬잖냐. 오늘만 다녀오면 내일 쉰다고. 그러니까 내일 영화 보자.’라고 하며 그녀를 안아 쓰다듬었다. 그의 품에 안긴 아유는 고개를 저으며 ‘오늘은 진짜 안 갈 거야.’라고 말하며 이유식을 받아먹는 리히토를 가리켰다.

“리히토도 안 가잖아... 아유도 가기 싫어.”

아유의 말에 다자이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츄야는 그런 다자이에게 ‘조용히 해! 다자이 자식.’이라 중얼거리고는 아유의 등을 다독여주며 ‘너도 저만할 때 유치원 안 갔거든? 진짜... ’라고 말하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츄야, 오늘만 어떤가. 어차피 둘이 크면 우리도 이렇게 집에 있는 시간도 적어질 텐데...”

츄야에게 넌지시 제안하는 다자이의 말에 눈치가 빠른 아유는 고개를 번쩍 들고 세상을 다가진 표정으로 츄야를 올려다보았다. 그 눈빛에, 츄야는 거절하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다자이와 아유를 번갈아보고는 ‘얼굴 똑같은 것들끼리 진짜...’라고 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츄야는 정말 고심하듯이 아유를 내려다보다가 한숨을 내쉬고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만이야... 진짜, 너 누굴 닮아서...아니, 저 자식을 닮았지...”

‘누가 다자이 아유 아니랄까봐...’ 츄야의 허락에 환호성을 지르며 품에서 나간 아유는 ‘아빠! 나 놀래! 나 아빠랑 놀래!’라고 소리치며 식탁 주변을 뛰어다녔다. 그녀의 환호성에 리히토까지 흥분한 것인지 앉은 채로 몸을 들썩거리며 까르르 웃었다.

“아유, 알겠으니까 진정하고 그릇치우고 이 닦자. 유치원 안 가도 그건 해야지.”

츄야의 말에 큰소리로 대답한 그녀는 깨끗한 밥그릇과 국그릇을 싱크대에 넣고 욕실로 향했다. 다자이는 ‘인심 썼네 츄야. 오랜만에 외출이라도 해볼까?’라고 하며 다 먹은 리히토의 입가를 닦아주었다. 츄야는 고민이라는 듯이 식탁에 턱을 괸 채 ‘리히토까지 데리고 외출하기는 힘든데... 집에서 영화 볼까?’라고 말하며 남은 그릇들을 치웠다.

“오랜만에 아츠시 군네를 불러서 영화를 봐도 좋고.”

다자이의 말에 츄야는 좋은 생각이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걔네 애가 이제 막 걸어 다녀서 애 보느라 정신없을 텐데... 밥이라도 먹여야지.’라고 말하고는 몇 개 없는 설거지를 빠르게 해치웠다. 다자이는 그런 그에게 리히토가 다 먹은 그릇을 건네주고는 다시 아이의 맞은편에 앉았다.

“장도 봐야겠네. 걔네 애 이유식 먹던가?”

‘아쿠타카와를 닮아서 입이 짧다던데... 일단 이유식은 먹는다고 들었다네.’다자이는 리히토를 품에 들고 등을 토닥였다. 아이는 자신도 뭐가 그리 신난다는 건지 팔다리를 이리저리 흔들며 연신 웃었다. 츄야는 그런 리히토의 웃음에 자신도 피식 웃고는 물기가 가득한 손을 털어내며 아이에게 다가갔다.

“잘 먹었나보네, 리히토.”

맨질한 아이의 이마에 입 맞춰준 츄야는 자신을 보며 까르르 웃는 아이에게 연신 좋은지 물었다. 그러자 다자이는 ‘나도 좋아.’라고 대답하며 고개를 들어 그를 올려다보았다.

“얼씨구, 네 놈에게는 안 물었거든?”츄야는 여유롭게 웃으며 리히토의 등을 토닥이는 그를 내려다보았다. 다자이는 그런 그에게 ‘나도 애들처럼 츄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어쩐지 나는 맨 마지막이군.’이라 칭얼거리듯 말했다. 츄야는 그런 다자이의 머리칼을 쓸어 넘겨주고는 ‘여기다 하려고 마지막에 하려했나 보지.’라고 하며 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짧게 맞닿게 하고 떨어졌다. 다자이는 그런 그의 행동에 잠시 눈을 크게 뜬 채로 아무런 말이 없었다. 츄야는 자신이 한 행동에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그대로 뒤로 돌아 ‘아유, 다 씻었냐?’라고 소리치며 그에게서 멀어졌다. 다자이는 부끄러워하는 그의 모습에 피식거리며 웃었다. 그리고 욕실로 향한 그에게 무슨 말을 하려 하는 찰나, ‘아빠, 파파랑 뽀뽀했어? 얼굴이 터질 것 같아!’라고 말하는 아유의 발언에 그대로 소리 내어 웃었다. 여유로운 아침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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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송화우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