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츄]향기

문스독/다자츄 2018. 7. 24. 20:31

강아지 같은 다자이가 보고싶어졌습니다. 역시 여름이라그런가, 전부터 힘들어서 그런건가 19금은 전혀 못쓰겠네요. 제 정기는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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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퇴근이 빠른 날이었다. 잡혀있는 외근만 끝내면 바로 퇴근해도 좋다는 문자를 몇 번이고 확인하던 나카하라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콧노래를 부르며 길을 걸었다. 나카하라는 항상 정시 퇴근을 하는 다자이 놈을 비웃어줄 수 있다는 생각과 오늘은 연인답게 같이 뭐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저녁을 차리고, 늘어지게 소파에 앉아 맥주와 함께 좋아하는 영화를 연달아 보는 것. 이정도만 하더라도 오늘은 성공이라 생각한 그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바닥에 차례대로 이어져있는 옷가지들과 몸을 옭아매는 것 같은 장미의 달큰한 향에 차마 집 안으로 발을 들일 수가 없었다.

“야... 다자이...”

소심하게 불러본 이름에 뒤따라오는 대답은 없었다. 나카하라는 한숨을 내쉬며 ‘이번 주말은 글렀네.’라고 중얼거리고는 완벽한 오늘을 위해 봐온 장을 그대로 현관 앞에 둔 채로 성큼성큼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가 예상했던 대로 침대에는 다자이가 커다란 덩어리와 같이 이불을 둘러매고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나카하라는 얼굴조차 어디 있는지 찾기 힘들 정도로 이불로 온 몸을 감싸고 있던 그를 툭툭 쳐보며 그가 놀라지 않도록 천천히 페로몬을 풀었다. 그러자 부스스 일어난 덩어리는 ‘과격해 츄야...’라고 작게 중얼거리며 몸을 감싼 이불을 조금 풀어 얼굴을 내비쳤다. 나카하라는 살짝 들춰진 이불에서 잔뜩 베어 나오는 다자이의 페로몬에 머리가 어질해질 지경인지 한숨을 내뱉으며 그대로 침대에 걸터앉았다.

“억제제 먹지 않았냐.”

“먹었지. 먹었으니까 이정도 아니겠나... 아니었다면 이미 길거리에서 잡혀 들어갔을지도.”

‘그래서 황급히 조퇴하고 돌아왔다네.’어리광이라도 부리듯이 나카하라에게 고개를 기댄 다자이는 나카하라의 페로몬의 향을 찾듯이 그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은 채로 숨을 들이마셨다. 아까까지 뜨거웠던 폐부가 조금은 안정되는 듯한 느낌에 숨을 고른 다자이는, ‘약 더줘?’라고 묻는 나카하라에게 고개를 저으며 그를 품에 끌어안았다. 졸지에 알파의 향이 가득 묻은 이불에 쌓인 나카하라는 미간을 좁히며 ‘너무 진해서 머리 아프다.’라고만 말하며 그를 밀어내었다. 다자이는 밀어내는 나카하라의 행동에도 불구하고 그의 허리를 끌어안은 채로 머리칼과 목덜미 근처의 향내를 맡으며 ‘유혹이라 생각해주게.’라고 장난스럽게 대답했다. 갈증을 해소하려는 사막의 여행자 같이 연신 그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있던 다자이는 목을 가로지르는 검은색 쵸커를 가만히 응시하다 그에게 답답하지 않은지 물었다.

“딱히. 어렸을 때부터 하고 다녔으니까.”

그와 만난 지 얼마나 되었더라. 그는 처음 보았을 때부터 이 쵸커를 목에 끼우고 있었다. 분명 알파에게 허투루 각인당하지 않기 위해 착용하는 거라고 했던가. 가만히 쵸커를 응시하던 다자이는 그에게 쵸커를 풀어보면 안되는지 물었다. 나카하라는 미묘한 표정으로 그를 응시하다 ‘뭐...안 될건 없지.’라고 대답하고는 천천히 쵸커를 풀기 시작했다. 쉽게 풀리는 구조는 아닌 것인지 찰칵거리는 금속의 마찰음이 몇 번 들렸을까. 검은 끈이 사라진 나카하라의 목은 휑해 보이기까지 했다. 나카하라 자신도 조금 어색한 것인지 목을 만지작거리다가 아무런 말없이 자신을 응시하는 다자이에게 ‘됐지? 다시 묶는다.’ 라고 말하며 쵸커를 다시 목에 감았다. 그 순간, 다자이는 그대로 그의 쵸커를 빼앗아 침대 밖으로 던져버리고는 나카하라가 도망가지 못하게 몸을 더욱 밀착시켜 안았다. 나카하라는 날아간 쵸커를 바라보며 어이가 없다는 듯이 그를 돌아보았다. 그러나 나카하라는 다자이의 표정이 심각한 것을 확인하고는 ‘너 왜 그러냐.’라고 물으며 손을 뻗어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냥. 이런거 안 끼고 있는 편이 더 편할 테니까.”

“하나도 안 불편하다니까 그러네.”

다자이가 그대로 그의 품에 안겨 웅얼거리자, 나카하라는 가볍게 웃으며 아이와 같이 어리광부리는 그에게 ‘그래서 뭐 각인이라도 해주려고?’라고 장난스레 물었다. 그저 오랜 연인 사이의 장난일 뿐이라고 생각한 나카하라와는 다르게, ‘해도 되나?’라고 되묻는 다자이의 표정에는 장난기는 하나도 서려있지 않았다.

“아직 무리. 100년은 일러.”

나카하라의 냉정한 말에 다자이는 칭얼거리듯이 ‘츄야 짜증나.’라고 말하고는 그대로 그의 품에 얼굴을 묻어버렸다. 은은하게 퍼지는 동백향이 자신의 향과 섞이자 누그러지는 느낌에 천천히 호흡하며 폐부에 그의 향을 채우던 다자이는 천천히 자신의 머리칼을 쓸어 넘겨주는 나카하라의 손을 잡아서는 손바닥에 입 맞췄다. 살짝 힘이 들어간 나카하라의 손바닥에 입술을 대고 있던 그는, 그대로 손등에도 입 맞춘 뒤, 나카하라의 눈을 응시하며 그를 품에 끌어안았다. 나카하라는 하는 수 없다는 듯이 웃으며 그의 목에 팔을 감고 안아 다자이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맞댔다. 비 맞은 처량한 강아지 같은 눈을 하고 말이야. 속으로 중얼거리던 나카하라는 자신을 재촉하고 조르듯이 입술을 입술로 물고 혀로 쓸어보는 그의 행동에 그대로 입술을 벌려 그의 입안을 헤집기 시작했다. 축축한 안의 내벽을 혀로 쓸고 혀끼리 얽히기도 하며 타액을 주고받던 둘은, 떨어지지 않으려는 듯이 서로를 당겨 안았다. 잔뜩 흥분한 다자이가 점점 그를 몰아붙이며 더욱 저돌적으로 입안을 헤집어 나카하라가 떨어지지 않았다면 둘의 입맞춤은 끝이라고는 없는 것과 같이 느껴졌다.

“하아... 야, 갑자기 치고 들어오면 어떻게 해.”

길게 이어진 타액을 닦아내던 나카하라는 번들거리는 입술을 닦을 새도 없이 숨을 몰아쉬는 다자이를 가만히 응시하다 ‘야, 하자.’라고 말하며 입고 있던 셔츠의 단추를 풀었다. 나카하라의 한마디에 다자이는 ‘에, 무리. 이제 막 가라앉았는데.’라고 말하며 연신 무리라는 듯이 가슴팍에 양팔로 X자를 만들어보였다. 그의 모습에 나카하라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바라보며 그를 달래듯이 약하게 풀어둔 페로몬을 공격적이게 풀어내기 시작했다.

“야! 내가 흥분해서 하겠다는데 네가 무슨 상관이야. 다시 흥분하면 될 거 아니야.”

‘누구는 하고 싶다고 생각이라도 하고 온 줄 아나 진짜.’나카하라는 짜증스럽게 페로몬을 본격적으로 풀어내며 다자이를 옥죄기 시작했다. 다자이는 금세 자신의 페로몬과 섞여들어 넘쳐흐르기 시작한 그의 페로몬의 향을 맡고는 다시 더운 숨을 내뱉으며 친절하지 못하다며 투덜거렸다. 하지만 나카하라는 그런 다자이의 말에는 대꾸조차 해주지 않으며 어설프게 입고 있는 다자이의 셔츠를 마저 벗겨오며 ‘주말 내내 해도 상관없으니까, 실컷 해라.’ 라고 말하고는 호탕하게 웃었다.

“선심 써서 저것도 안하고 해줄게.”

‘어차피 너는 겁쟁이라 물지도 못할 테지만.’ 나카하라가 벗겨진 쵸커를 바라보며 말하자 다자이는 승부욕이라도 불탄 것인지 어디 해보자는 듯이 그에게 대꾸했다. 나카하라는 다자이의 대꾸에는 신경도 쓰지 않는 다는 듯이 다시 그의 목에 팔을 둘러 안아서는 그대로 입술을 맞췄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입맞춤을 나누던 둘은, 서로의 향에 취해 갈증을 해소하듯 몸을 더듬어나갔다.

posted by 송화우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