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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별의 눈물 사이에 서 있는 남자/B6/300p 내외/23000won

 키잡 환생물


츄야, 날씨가 더욱 추워지고 있다네. 길을 다니는 인간들의 겉옷이 점차 두꺼워지고 있어. 체온도 유지되면서 털옷을 입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아예 검고 긴 이불로 몸을 감싸고 다닌다니까? 인간이라는 족속들은 추워도 더워도 불평이 많아. 그래도 나는 이해해주기로 했네. 자네와 있었을 때보다 많이 나아지지 않았나? 요즘은 인간 구경을 하러 자주 시내에 나간다네. 인간들을 보고 있으면 간간히 떠오르는 자네 생각에 기분이 그리 좋지만은 않아. 자네가 자주 마시던 커피도 가끔 시켜보는데 말이야, 자네는 그것을 어떻게 먹었나? 왜 돈을 주고 사는지 이해가 되지를 않는군. 하긴 내가 자네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나. 자네라면 분명 ‘니 자식한테 이해해달라고 하지도 않았어!’라며 호통을 쳤겠지. 안 봐도 눈에 훤하군. 역시 자네를 빨리 눈앞에서 보고 싶을 따름이야. 영생과도 같은 삶이, 이렇게 무료하게 느껴질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말이지... 이게 다 자네 때문이라네. 그나저나 이번에 돌아오는 용자리 유성우는 아츠시 군과 보러가기로 했어. 기억나는가? 그 조그마했던 알이 벌써 꽤 많이 컸다네. 이제는 츄야보다도 클 거야. 사실 용은 빨리 큰다네, 단점은 잘 안 늙는 다는 거지. 자네도 용자리 유성우를 좋아했는데 말이야. 그래서 자네가 죽던 날에도 유성우가 쏟아졌지 않나. 마치, 용이 우는 것처럼 말이야.

***

츄야는 인형에 눌려있던 입술을 달싹이며 말했다. 그런 아이의 웅얼거림을 알아챈 둘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쿠니키다는 ‘그런 장을 보고 오지.’라고 하며 집을 나서고, 다자이는 그런 츄야의 등을 토닥여 주며 ‘츄야 덕에 오랜만에 내가 요리 안 한 맛있는 것을 먹겠군.’이라 말하며 웃었다. 그리고 인형에 얼굴을 묻은 츄야의 정수리에 입 맞춰준 뒤, 그의 머리를 쓸어내렸다. 츄야는 그런 다자이의 행동에 인형에서 얼굴을 떼고는 자신을 쓰다듬는 다자이의 손을 작은 손으로 끌어내 잡았다. 다자이는 그 광경을 바라보며 ‘츄야, 쓰다듬이 싫나?’라고 묻는 동시에, 아까 자신이 침대에서 자신이 하듯 자신의 손끝에 입 맞추는 아이의 모습에 피식 웃었다. 츄야는 그런 다자이의 반응에 마주 미소지어보이며 자신이 입 맞춘 손끝에 뺨을 대었다. 다자이는 그런 츄야의 말랑한 볼을 매만져주며 ‘이렇게 보는 츄야는 사랑스럽군.’이라 중얼거리고는 아이를 품에 꽉 안아주었다. 그 따뜻한 품에 얼굴을 묻은 츄야는 연신 봄 날 햇살 같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그의 부드러운 니트에 코를 박고 부벼왔다. 따뜻한 다자이의 향기가 좋은지 코를 박고 킁킁거리며 한참을 그러고 있던 츄야는,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그의 목소리에 고개를 번쩍 들고 환히 미소 지었다. 다자이는 그런 아이의 미소에 자신마저 따뜻해지는 기분이 들어 자연스레 마주 웃어보였다. 사랑이라면 이것도 사랑이겠지... 그렇게 생각한 다자이는 한참을 그를 품에 안은 채로 속으로 연신 사랑해라는 말을 흘려내었다. 하지만 그의 말은, 밖으로 흘러내리지 못하고 웅덩이를 만들어 마음에 차근차근 차올랐다. 그런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츄야는 그를 끌어안으며 품에 얼굴을 묻었다. 다자이는 그런 아이의 등을 토닥이며 햇빛이 들어오는 창가에 서 그의 주황빛 머리칼이 반짝이는 것을 응시했다. 다자이는 그런 아이의 모습이 자신이 보았던 것들 중 가장 반짝이는 것이라 생각하며 보물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동그란 아이의 정수리에 입 맞췄다.

***


나카하라는 당최 모르겠는 말만 되풀이하는 그에게 얼굴을 찡그려 보이고는 거기가 어디인데요?!’라고 소리쳤다. 다자이는 그새 까먹은 거냐며 그를 타박하고는 30초만 세고 올라오라며 그에게 신신당부를 했다. 나카하라는 뭔지는 모르지만 일단 장단은 맞춰주자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그가 좋다며 웃는 모습에 한숨을 쉬며 빨리 끝내요.’라고 그를 재촉했다. 다자이는 그에게 알겠다고 대답하고는 능숙하게 테라스 난간을 밟고 지붕위로 올라섰다. 나카하라는 그 모습에 다치면 어쩌려고 그래요! 어서 안 내려와요?’라고 그에게 소리쳤다. 하지만 그는 이미 지붕 한 가운데로 걸어간 것인지 아래 있는 나카하라의 시야에는 보이지 않았다. 아직 뭔가가 떨어지는 소리는 나지 않았지만, 그가 혹시나 지붕에서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나카하라는 더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기분에 눈을 질끈 감았다.

다자이 씨! 다자이 씨 죽으면 난 혼자라고요! 그러니까 내려와! 이 미친 사람아!”

고래고래 소리친 나카하라는 아까 그가 했던 대로 테라스를 밟고 지붕으로 올라섰다. 나카하라가 지붕에 올라서 시선을 들자, 마치 어릴 때 동화 속에서나 보던 용의 형상이 그의 시야에 들어찼다. 그는 자신 스스로의 눈앞의 광경을 믿을 수 없었다. 달빛에 반짝이는 용의 검은 비늘은 지나가다 본 목걸이에 걸린 듯한 보석과도 같았고, 갈색의 갈기는 자신이 찾는 그의 머리색과 같았다. 나카하라는 그대로 풀린 다리에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그 거대한 생물의 존재에 의해 말조차 나오지 않을 정도로 온 몸이 덜덜 떨렸다.

... 다자이 씨...?”

다자이는 그런 나카하라를 알아보는 듯, 갈색 빛의 눈으로 그를 지그시 쳐다보았다. 그를 내려다보던 다자이는 그대로 고개를 숙여 그와 시선을 마주하고는 장난스럽게 콧김을 뿜었다. 그런 그는, 당황한 듯한 나카하라의 옷자락을 빠르게 물어서 들고는 그를 등에 태운 뒤, 그대로 집 지붕을 발판 삼아 뛰어올랐다. 나카하라는 방금 전까지 자신이 보았던 것이 믿기지가 않았다. 그러나 그런 것들을 생각하기도 전에 뛰어오른 그의 반동에 견디기 위해 그의 갈기를 잡고 몸을 낮추었다.

아씨! 당신! 용이어서 안 늙는 거였어? 그 화장품 도대체 왜 쓴 건데요! 존나 쓸데없어!”

나카하라는 흥분에 앞뒤를 분간하지 않고 욕설 섞인 말을 내뱉었다. 멀어지는 지상의 모습에 놀라서 막 쏟아져 나오는 말에 논리라고는 없었지만, 일단 되는대로 소리치던 나카하라는 그의 갈기를 더욱 꽉 움켜잡았다. 하지만 그의 소리침에도 불구하고 다자이는 바람의 흐름에 의해 들리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모르는 척을 하는 것인지 빠르게 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구간*


I+I/A5/303p/25000won

다자츄 알오버스 임신물

이 작은 스틱이 뭐라고 이리도 긴장하는지. 열성 오메가 나카하라 츄야는 변기에 앉은 채, 긴장되는지 손을 바들거렸다. 작은 막대기를 빤히 응시하던 그는 그어지는 줄에 작게 탄성을 내뱉었다. 두 줄이었다.

 

***

 

厚愛談<후애담>/B6/191p/22000won

다자츄 수위 재록본

힘든 날이었다. 조무래기라고 생각했던 적들은 끝도 없이 튀어 나왔고 더는 싸울 수 없을 때까지 몰아넣어졌다. 다자이 자식이 아니었다면 다시 본부로 돌아올 수 없었겠지. 나카하라 츄야는 손목에 감긴 붕대를 매만졌다. 어제 한밤중부터 새벽이 다다를 때까지 싸웠던 터라 어둑해지는 저녁인데도 아직 몸이 성치 않은 것 같았다. 이렇게 능력을 쓴 것도 오랜만인 것 같은데. 츄야는 기지개를 펴며 뚜둑거리는 뼈마디를 주물렀다. 건물 너머로 져가는 해는 이제 저녁이 되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듯 석양 특유의 빛이 창을 통해 들어왔다. 이제 방으로 가야겠군. 의무실 침대에서 일어난 츄야는 가지런히 놓여 있는 구두를 꿰어 신었다.

“벌써 가는 건가, 츄야?”

방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다자이였다. ‘자네 무리했다네. 좀 더 쉬어도 될 것을.’이라며 걱정하듯 말하는 그의 말에 츄야는 코웃음을 쳤다.

“누구 좋으라고 의무실에 누워있냐. 그냥 내 방으로 갈란다.”

츄야가 침대에서 벗어나 나가려 하자, 다자이는 문틀에 기대어 섰다. 길을 막고 있는 다자이를 비키라는 듯이 흘겨보자, 다자이는 생글생글 웃으며 ‘그럼 오늘 임무는 끝인 건가-.’라고 물었다. 꿍꿍이가 깊어 보이는 다자이의 물음에 츄야는 ‘그래서 어쩌라고.’라 받아 쳤다.

“오랜만에 술 한 잔 어떤가.”

***

“자기, 우리 이혼해.”

“그래.”

아아, 이번에도 인가. 다자이는 심플하게 생긴 다이아 반지를 내미는 여자의 손을 바라보았다. 매끈하고 길게 빠진 그녀의 손이 반지를 그의 앞으로 밀어주고는 클러치를 챙겨 일어났다. 다자이는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뒤돌아 나가는 그녀의 주황빛 머리칼을 응시했다. 첫 번째 부인. 두 번째 부인. 그리고 방금 나간 세 번째 부인도 같은 머리색이었다. 체구는 아담했지만, 늘씬하고 주위 사람들은 글래머러스하다고까지 표현하곤 했다. 검은 옷을 즐겨 입는 편이었고, 성격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자존심 센 여자들이었다. 한결같은 취향이라는 말은, 매번 결혼을 할 때마다 들어온 말이었다. 다자이는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옆에서 당혹스러워 하는 웨이터에게 ‘이것 좀 버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하며 그녀가 빼놓고 간 반지를 건넸다. 다자이는 불편한 마음도 전부 같이 버릴까 했지만 그의 앞에서 최대한 불쌍한 척을 하려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무거운 마음을 챙겨 레스토랑을 나섰다. 이혼서류라면 우편으로 올 것이고, 양육권이나 돈이라면 달라는 대로 줄 생각이니, 이번 이혼도 빠르게 끝날 것이라 생각한 다자이는, 레스토랑 주차장에 주차되어있는 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미리 예정이라도 되어있었다는 듯, 핸들을 틀어 방향을 잡고 거칠게 차를 몰았다. 밤에도 시끌벅적한 시내 한복판을 지나 조금 한적한 동네에 도착하자, 다자이는 근방에서 높은 건물인 축에 속하는 오피스텔 앞에 차를 세웠다. 이렇게 직접 찾아오는 것은 오랜만인데 뭐라 인사를 해야 하려나... 차에서 내리며 생각하던 다자이는 뭔가 생각났다는 듯, 가던 길을 돌아 다시 차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이것을 살 때까지만 해도 그 여자와 마실 것이라 생각한 와인을 들고 오피스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무슨 말을 해야 하려나...”

***

어슴푸레한 초저녁이 되면, 유곽에는 맑은 노란 등이 켜진다. 벽을 따라 쭉 이어진 노란 등을 지나 대문으로 오면, 붉고 큰 등이 바람에 흔들린다. 남자들은 붉은 등에 홀리기라도 하는 듯, 유곽 안으로 모여든다. 해가 완전하게 떨어지면, 유곽 안은 음악소리,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연회를 여는 것인지, 사람들이 떠들며 웃고 떠드는 목소리가 안을 가득 메웠다. 다자이는 유곽에 매달린 노란 등불을 따라 대문 앞에 섰다. 그리고 익숙하리만치 자주 온 유곽의 붉은 등을 툭 건들이며 대문 안으로 들어섰다. 다자이는 평소와 다르게 연회가 열려 시끌벅적한 주위를 둘러보았다. 또 아쉽다며 한소리 듣겠군. 속으로 중얼거린 다자이는 유곽 안쪽에 있는 큰 목재 건물로 들어갔다.

“이게 누구야, 다자이 아니야?”담뱃대를 흔들거리며 다자이를 맞은 것은 화려하게 차려입은 유녀였다. 다자이는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 인사했다.

“오랜만입니다, 쿄요 누님”

쿄요는 싱긋 웃는 다자이의 얼굴 앞에서 담배 연기를 뿜었다. 그리고는 ‘어서와, 온다고 미리 말해서 따로 준비해뒀어.’라고 말한 쿄요는, 따라오라는 듯 몸을 틀어 2층으로 올라갔다. 다자이는 천천히 간격을 두고 그녀를 따라갔다. 제일 안쪽 끝에 방, 연회가 제대로 보이지 않고 조용한 곳. 쿄요는 방문을 열지 않고 문 앞에 멈춰 섰다. 다자이는 고개를 한번 끄덕하고는, 방으로 들어갔다. 다자이가 문을 열자, 연회가 보고 싶은 것인지 창문에 머리를 내밀다시피한 붉은 색 기모노를 입은 사람이 돌아보았다. 그는 다자이를 보자마자 미간을 억세게 좁혔다.

“네놈 때문에 내가 연회도 못나가고 이렇게 방구석에 틀어 박혀 있어야하냐?”

꽤나 거친 언사에도 불과하고 생글생글 웃던 다자이는, 그의 앞에 앉았다. ‘그래도 오래 전장에 나가있어서 오랜만에 보는 건데 좀 더 반가워 해주면 안 되는 건가 츄야?’라고 말한 다자이는 어쩌라는 거냐며 듯 획 돌리는 츄야를 보며 웃었다.

 

***

 

모델 다자이 X 패션 잡지 편집장 나카하라/B6/5000won

 

또각거리는 구두소리가 대리석을 내리쳤다. 소리의 주체는 검은 스웨이드 소재의 하이힐이었다. 검은 정장바지에 흰 셔츠, 그리고 검은 자켓에 달린 브로치가 눈에 띄게 화려했다. 그의 어깨에 걸친 케이프 코트는 그가 걸을 때마다 나부꼈다. 나카하라 츄야, 그의 등장으로 주변의 지나가던 사람들은 전부 긴장한 듯, 몸을 굳히고 자신의 할 일을 빠르게 처리해 나갔다. 그가 지나가는 길목에 서있던 사람들도 전부 시선을 바닥으로 내린 채, 전부 그의 길에서 비켜났다. 그에게 말을 건네는 건 그의 옆을 따라 걷는 비서뿐이었다. 

“오늘 내로 카피북 보내. 그리고 이번 호 준비는?”

그의 질문에 ‘바로 끝내서 내일 회의 때 말씀드린다고 하셨습니다.’라고 대답하던 비서는 그의 싸늘한 눈빛에 입을 꾹 다물었다. 츄야는 한숨과 함께 ‘언제까지 기다려줄 수는 없다고 전해. 다음부터는 미리미리 컨펌 받으라고도 말하고.’라 하며 자신이 들고 있던 파일을 건넸다. 비서는 그것을 받아들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파일을 확인했다. 츄야는 자신의 의도를 빠르게 알아차린 비서를 보고는 자신의 사무실 문을 열었다. 

“아, 다자이 씨가... 와 계시는...”

비서는 그가 사무실 문을 열자 생각났다는 듯이 말했다. 츄야는 그런 비서의 말에 ‘응?’하며 돌아보다가 순간 안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자신의 사무실 안을 바라보았다. 



Darling, I will kill you after kiss/ B6 / 250p 내외 / 20000 won

다자츄 현대AU 할리킹 로맨스


나카하라는 블라인드 너머로 새어 들어오는 햇살에 눈을 비비며 잠자리를 뒤척였다. 흰 시트는 구름같이 폭신한 질감으로 그를 감싸고 있었고, 그는 그 시트에 파묻힌 채로 다시 단잠에 빠져들고 있었다.

“자기야, 이제 일어날 때도 되지 않았나 싶은데...... 오늘 회의가 있다고 하지 않았나?”

다자이는 여유롭게 샤워 가운을 걸친 채로 그가 누워있는 침대에 걸터앉은 뒤, 나카하라의 것인 듯한 머그잔을 침대 옆 테이블에 놔두었다. 다자이의 목소리에 깬 것인지, 아니면 향긋한 커피 향에 이끌려 눈을 뜬 것인지 나른하게 눈을 깜빡이던 나카하라는 다자이를 올려다보며 특유의 시원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좋은 아침.”

나카하라는 그대로 다자이의 목에 팔을 둘러 안고 입술에 가볍게 입 맞췄다. 다자이는 기꺼이 그의 입맞춤에 몇 번을 더 응해주고는 환히 웃으며 그를 자신의 품에 안았다. 나카하라는 이때라는 듯이 그에게 매달려 안겨서는 허벅지에 자리를 잡고 앉은 뒤, ‘오늘 회의는 아침이 아니라 여유로운데…… 다자이 너한테는 다행이지?’라고 이야기하며 대답이 나오기도 전에 그의 입술에 다시금 입 맞췄다. 다자이는 그런 발칙한 그의 행동에 미소를 띤 표정으로 그를 마주보며 다행이라 속삭였다. 나카하라는 야릇하기까지 한 그의 미소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작게 키득거리고는, 그의 목덜미부터 천천히 입 맞춰 내려갔다.

***

“다자이씨, 다음 일정이라면 저와의 식사이니 조금 늦어도 상관없지 않겠습니까?”

다자이가 임원들에게 가벼운 인사를 건네며 화기애애하게 퇴장하는 분위기에 찬물을 부은 것은 나카하라였다. 의미심장한 미소를 감추지 않은 나카하라는 그를 쉽게 내보내줄 생각이 없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이며 ‘같이 제 리무진으로 출발해도 괜찮겠죠?’라고 되물었다. 다자이는 나카하라치고 대담한 도발에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임원진들과 결정한 회의의 결론은 둘의 생각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다자이와 나카하라는 이제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이 있지 않던가. 나카하라는 오늘 저녁에 돌아가면 어떻게 저 녀석을 골려 줄지 고민해봐야겠다 생각하며 비서가 건넨 사업 기획 자료를 다시 훑어보았다.

“츄야도 참 순진할 때가 있었는데 말이지…… 귀여운 때가 그리운 걸지도 모르겠어.”

다자이는 자신을 바라보며 꿍꿍이 가득한 속을 내비치는 나카하라를 마주 보고는 작게 웃었다. 이것도 예전보다는 재미있어 지려나. 다자이와 나카하라는 서로의 기싸움에 속이 타 들어가는 비서들의 마음도 모른 채 서로를 어떻게 난관에 빠트릴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

“아까 호텔에 다녀왔습니다. 나카하라 츄야와 함께 객실을 썼던 사람이 먼저 나가 누구인지 모른다기에 타다기 지배인에게 여쭤보았죠.”

나카하라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분이었다. 언제 그런 걸 또 다 알아보고 왔데. 목 뒤로 넘어가는 침이 무척 무거운 쇠구슬 같았다. 사카구치는 그런 나카하라를 가만히 응시하며 말을 이어 나갔다.

“그런데 아직 안 나갔다고만 언질하고 누구인지는 말해주지 않더라고요.”

마치 매에게 잡힌 생쥐와 같은 느낌이었다. 이제라도 이야기 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저 정도로 알아보았다면 다자이인 것을 아는 건 시간 문제였다. 나카하라는 땀이 흥건한 손에 주먹을 쥔 채로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사카구치는 그가 빼곡히 쓴 거짓말이 들어간 종이를 천천히 접었다. 편지와 같이 곱게 종이를 접어 앞에 내려둔 사카구치는 진실을 실토하려고 입술을 뻐끔거리는 나카하라의 행동을 가만히 응시하며 바라볼 뿐이었다.

“야... 내가 있지...아 진짜 술 취해서 실수 했다. 아침에 일어나니까 다자이가 옆에 있었다고. 이게 말이 되냐?”

“다자이씨요?”

나카하라는 의외의 반응에 멍하니 사카구치를 바라보았다. 사카구치는 예상치 못한 이야기 였던 것인지 놀란 표정으로 그를 응시하고 있었다. 만감이 교차하는 가운데에 두 사람은 이제 이 상황을 어찌해야 할지 생각하면서 아무런 말없이 탄식하고 있었.




*구간들은 포스타입에 유료 공개 되어있는 작품들임을 감안하여 무료 공개 된 부분과 다른 샘플에 공개한 부분을 적절히 잘라 샘플 처리 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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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송화우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