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츠하나]산앵두가 굴러왔구나.6

마츠하나 2017. 1. 17. 22:39

“여어.”

이와이즈미가 인간계에서 돌아온 것은 다음날 아침이었다. 영문을 모르는 이와이즈미는 널부러져 있는 오이카와를 보며 무슨 일이냐는 듯이 마츠카와를 바라보았다.

“아...그게.”

마츠카와가 무언가 말하려 함과 동시에 오이카와가 이와이즈미를 부르며 튀어나갔다. 자신에게 뛰어나오는 오이카와를 피한 이와이즈미는 천천히 서재 안으로 들어왔다.

“내가 어제 오이카와가 사둔 눈꽃 사탕을 하나에게 전부 줬거든. 하나도 엄청 잘 먹더라고.”

이와이즈미는 넘어진 오이카와를 일으켜 소파에 내던지며 마츠카와의 말에 ‘네가 나빴네. 하나 사줘라.’라며 말했다.

“안 그래도 오면서 걔 봤어.”

‘인사하더라, 한번 봤는데.’ 마츠카와는 이와이즈미가 하나에 대해 말하는 것임을 단박에 알아 차렸다. 마츠카와는 차를 따라 이와이즈미에게 건네며 ‘뭐하고 있었는데?’라 물었다.

“음... 서책을 한가득 안고 가던데. 나한테 인사할 때 다 떨어뜨려서 내가 도와줬다.”

마츠카와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와이즈미의 말을 경청했다. 그리고는 혼잣말인지 서책을 좀 보내줘야겠다며 중얼거렸다.

“이와쨩, 맛층이 그 애 엄청 아끼나봐-. 이름도 벌써 지어줬다고!”

오이카와의 말에 이와이즈미는 마츠카와를 빤히 바라보았다. 마츠카와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뒷목을 쓸며 혀를 찼다.

“별 뜻 없어. 별궁 궁녀들이 닦달했다고. 예쁜 아이인데 왜 아직도 이름을 안 주는지 모르겠다며 상소까지 올릴 기세였으니까.”

이와이즈미는 그제야 눈빛을 풀며 고개를 끄덕였다.

“별궁 궁인들 무섭지...”

요점이 살짝 벗어났지만 마츠카와도 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와이즈미는 배가 고프다며 마츠카와와 오이카와를 향해 밥은 먹었냐고 물었다. 그리고는 밖에서 마츠카와가 식사하기만을 기다렸던 궁인들에게 ‘이제 식사를 가져와도 된다.’ 말하고는 한숨을 쉬었다.

“너 밥 좀 잘 챙겨. 네 궁인들은 네게 큰소리 못 낸다고. 얼굴이 너무 무섭게 생겨서인가...”

이와이즈미의 말에 오이카와가 옆에서 ‘이와쨩도 만만치 않은데...’라고 중얼거리자 그대로 이와이즈미의 손바닥이 날아갔다.

“맛층이 밥 안 먹으면 그 하나쨩이랑 먹게 하면 되잖아. 하나쨩은 아이니까 웬만해서는 별궁 궁녀들이 다 챙겨줄 거고.”

오이카와의 말에 마츠카와는 미간을 좁혔다. 물론 싫다는 의사 표현보다는 당황한 감이 더 커서 표현한 것이었지만 놀란 오이카와는 얼굴을 풀라며 미간을 눌러왔다. 마츠카와는 가만히 생각하더니 ‘그 아이도 옮겨오기 귀찮을 텐데, 그냥 따로 먹는 것이 낫지 않아?’라고 말하자 이와이즈미가 가차 없이 말했다.

“니가 가야지. 어딜 애보고 오라해.”

이와이즈미도 좋은 생각이라 생각했는지 ‘서재와 별궁은 가까우니까 니가 가고, 만약 안 오면 별궁 궁인이 오게 해둘 테니까.’라고 말하며 마츠카와가 피할 구멍을 전부 막아두었다. 마츠카와는 입을 우물거리며 뭔가 말하려했다. 하지만 자신이 아무리 말해도 이와이즈미가 물러서지 않을 것을 알기에 그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밥 잘 챙기랬잖아 맛층-.”

혼내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얄밉다는 말이 사실이었다. 오이카와의 얄미운 말에 마츠카와는 다시 한숨을 쉬었다. 이와이즈미는 식사를 내온 궁녀들 중 최고참인 궁녀에게 마츠카와가 내일부터 하나마키와 함께 규칙적으로 식사할 것이라 말했다.

“이제야 밥 먹네. 맛층은 대지의 신인데 왜 밥을 제때 안 먹어?”

오이카와는 궁녀들이 차려놓은 것들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말하고는 자리에 앉았다. 마츠카와는 ‘그냥. 300년 전부터 소식하기로 마음먹었다.’라 대답하며 오이카와와 이와이즈미 앞에 앉았다. 그리고는 많이 담겨있지도 않은 밥을 깨작거리기 시작했다.

posted by 송화우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