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츠하나]산앵두가 굴러왔구나.3

마츠하나 2017. 1. 13. 21:12

마츠카와X모브녀가 요소가 있습니다. 싫어하시는 분들은 주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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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카와님, 이번에도 진달래가 한가득 피었어요.”

분홍색의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츠츠지가 돌아보았다. 현실감이 없어 꿈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지만, 그녀가 잡아끄는 손을 뿌리치고 꿈에서 깨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밝게 웃으며 진달래가 펴있는 소나무 밑으로 자신을 이끌었다. 마츠카와는 자신이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 자각하기 힘들었지만, 자신을 보는 츠츠지의 표정에 같이 웃고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가 뛰어가는 속도에 자신이 맞추지 못해 손을 놓쳐 버리자, 그대로 그녀는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기분 나쁨이 온 몸을 엄습해, 꿈에서 깨버렸다.

“헉...!”

마츠카와는 식은땀을 흘리며 잠에서 깨어났다. 상체를 일으킨 그는 숨을 몰아쉬며 자기 직전까지 보고 있던 창밖을 내다보았다. 잠들기 전까지는 밝았던 하늘이 어두워진 뒤였다.

“맛층 왜 그래.”

복도를 지나가던 오이카와가 숨을 고르던 마츠카와를 보고 창 안으로 고개를 넣어 물었다. 마츠카와는 멍하니 숨을 고르다 오이카와를 보고는 말했다.

“아니야...그냥 악몽을 꿔서.”

생생했던 꿈에 입을 가리고 숨을 천천히 내쉬던 마츠카와는 그대로 일어났다. 마츠카와가 좀 진정된 듯 보이자 오이카와는 손님이 왔다며 마츠카와에게 말했다.

“아이노가 찾아왔어.”

마츠카와는 오이카와를 보며 알아들었다는 듯이 끄덕였다. 저번에 상제께서 부탁하셨다는 일을 전해주러 온 그녀는 오이카와 밑에 있는 사랑의 신령이었다. 마을의 인연들을 모아 가져다주면 그들이 가정을 꾸리고 나가는 데 있어 조금 더 번영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마츠카와의 일이었다. 마츠카와는 금방 가겠다 말하고는 도포를 챙겨 입고 침실을 나왔다.

“오랜만이군요. 마츠카와님.”

아이노는 자신의 부채로 얼굴을 가린 채 마츠카와를 바라보았다. 마츠카와가 서재의 문을 닫자마자 부채를 접은 그녀는 입 꼬리를 올려 웃었다.

“못 본새 얼굴이 더 좋아지신 것 같습니다.”

아이노가 마츠카와의 어깨에 손을 올려 쓸어내린 뒤 그를 올려다보았다. 마츠카와가 그런 그녀를 떨쳐내지 않은 채 그저 가져온 것은 어디 있는지 찾는 데도 그녀는 그저 마츠카와를 보며 어깨에 팔을 걸쳐왔다.

“아이쨩, 장난이 심하면 마츠카와한테 물린다?”

오이카와가 장난 섞인 듯한 타박을 주자, 아이노는 마지못해 팔을 내리면서도 ‘한 번 물려보는 것도 좋은 경험일지 모르겠네요.’라 말했다. 마츠카와를 향해 미소 지으며 부채를 펼친 아이노는 마츠카와에게 서책을 하나 건넸다.

“이번에는 확실히 마츠카와님께서 잘 관리 해주셨던 것인지 많은 인연들이 이어졌네요. 바빠지시겠어요.”

‘확실히 풍년의 연속이긴 했지.’ 오이카와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마츠카와는 서책을 펼쳐보며 투덜거렸다.

“이건 무슨 저번 가을보다 더 하잖아.”

서책을 내려두며 쌓여있는 일에 한숨을 쉬던 그는 끄덕거리며 ‘되도록 빨리 해보도록 하지.’라 말하며 아이노를 바라보았다. 아이노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나저나, 오이카와님의 말을 들으니 꽤나 재미있는 것을 데려오셨다고 들었습니다.”

아이노는 무언가를 아는 것인지 서재의 책상에 앉아 궁녀가 준비해둔 차를 따라 오이카와와 마츠카와의 앞에 놓아주며 말했다. 궁금한 것을 참지 못하겠다는 듯, 어서 말해달라는 투로 말하는 그녀를 보며 피식 웃은 마츠카와는 그저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이 흘려 말했다.

“그저 공물로 데려온 아이다. 오이카와가 조금 문제가 되는 행동을 해서... 그저 잠시 동안만 머물다 다시 내려 보낼 것이니 그리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는 아니지.”

그의 말에 아이노는 뭔가를 아는 표정이었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상제께서 요즘 통 얼굴을 비추지 않는다하여 서운해 하시던데... 한 번쯤은 가보시는 게 어떻겠사옵니까?”

마츠카와는 고개를 끄덕이며 ‘언제 한 번 뵙겠다고 전해 드려라.’라고 말하며 서책을 좀 더 자세히 읽기 시작했다.

“그럼 나중에 차라도 한 잔 마시러 오겠나이다. 혼자 지내시는데 적적하게 두시면 안 되니 말입니다.”

아이노의 말에 오이카와가 ‘내 신령이면 나와 마셔야 하지 않나 아이쨩?’이라며 그녀가 던진 추파를 무마시켰다. 아이노는 그러한 오이카와의 말에는 웃으며 ‘당연히 오이카와님과도 같이 마시는 것이 아니겠습니까.’라며 능청스럽게 말했다.

“그러지. 항상 상제께서 불러내서 오이카와와도 같이 못 있는 듯하니, 언제 한번 셋이서 차라도 여유롭게 마시는 것도 나쁘지 않지.”

마츠카와의 말이 만족스러웠는지 고개를 숙여 인사를 올린 아이노는 그대로 서재를 나갔다. 오이카와는 아이노가 나가자마자 한숨을 쉬며 의자에 털썩 앉았다.

“정말, 내 신령이긴 하지만 적응이 안 되는 여자야.”

오이카와가 투덜거리며 말하자 마츠카와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자신이 아름다운 만큼의 도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던데.”

‘누구누구씨처럼.’ 마츠카와는 오이카와를 빤히 보며 말했다. 오이카와는 금방 자신을 보며 하는 말인 것을 알아채고는 마츠카와에게 자신은 저 정도는 아니라며 소리쳤다.

“나는 그래도 대놓고 추파는 안 던지거든요-.”

오이카와가 마츠카와의 말에 반박하자 마츠카와는 이와이즈미에게 물어보겠다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물론 오이카와는 안 된다며 마츠카와를 따라 나섰다.

posted by 송화우연